회사 사무실 임차료를 단순히 '임차료 비용'으로 처리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2019년부터 시행된 K-IFRS 제1116호 '리스'는 기존에 운용리스로 분류해 비용으로만 처리하던 대부분의 리스를 재무상태표 위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회계처리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매장을 임차한 유통사, 항공기를 빌린 항공사, 장비를 리스로 도입한 제조사 등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자산과 부채가 재무상태표에 새로 등장하게 된 배경이 바로 1116호입니다. 이 기준서는 리스이용자(Lessee) 입장에서 처리 방식이 가장 크게 바뀌었고, 실무에서 담당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1116호의 핵심 개념인 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 그리고 면제 규정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왜 리스회계가 바뀌었나 — 변경 배경 이해
기존 K-IFRS 제1017호 체계에서는 리스를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로 구분했습니다. 금융리스는 재무상태표에 자산·부채로 인식했지만, 운용리스는 매 기간 비용으로 처리하면 그만이었습니다. 이 구조의 문제점은 분명했습니다. 항공기를 5년 장기 운용리스로 계약한 항공사와 직접 구매한 항공사 사이에 재무상태표가 전혀 달라 보이는 것입니다.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이를 보정하기 위해 "임차료의 8배" 같은 방식으로 부외부채를 추정해왔는데, 1116호는 이 불합리함을 해소하고 재무제표의 비교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것입니다.
핵심 변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리스이용자는 운용리스·금융리스 구분 없이, 거의 모든 리스를 재무상태표에 사용권자산(자산)과 리스부채(부채)로 계상해야 한다.
2. 리스의 식별 — "이게 리스인가?"부터 시작한다
1116호를 적용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작업은, 회사가 체결한 계약이 리스인지 아닌지를 식별하는 것입니다. 리스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리스란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자산의 사용통제권(right to control the use)을 이전하고 그 대가를 받는 계약이다.
단순히 서비스 계약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그 실질이 특정 자산의 사용통제권 이전에 해당한다면 리스로 회계처리해야 합니다. 사용통제권이 있다고 보려면 아래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 사용기간 전체에 걸쳐 특정 자산의 사용에서 생기는 경제적 효익의 대부분을 얻을 권리가 있다.
- 특정 자산의 사용 방법과 목적을 지시할 권리가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차량을 지정해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계약이라면 리스에 해당할 수 있지만, 배송 건당 용역을 제공받는 계약이라면 기업이 어떤 차량을 쓸지 통제하지 못하므로 용역계약으로 처리하면 됩니다.
실무에서는 IT인프라 임차, 물류창고 임차, 장비 임대차 계약을 검토할 때 이 식별 작업이 자주 논의됩니다.
3. 사용권자산(Right-of-Use Asset)
리스를 식별했다면, 리스이용자는 리스 개시일에 사용권자산을 인식합니다. 사용권자산은 기업이 리스기간 동안 기초자산을 사용할 권리를 자산으로 계상한 것입니다.
최초 측정
사용권자산의 최초 원가는 다음 항목의 합계로 결정됩니다.
| 구성요소 | 내용 |
| 리스부채 최초 측정금액 | 미래 리스료의 현재가치 |
| 리스 개시일 이전에 지급한 리스료 | 선급리스료 상당액 |
| 리스개설직접원가 | 계약 체결에 직접 관련된 증분원가 (예: 중개수수료) |
| 복구원가 충당부채 | 원상회복 의무가 있는 경우 |
여기서 받은 리스 인센티브(예: 임대인으로부터 받은 이사비 지원금 등)가 있다면 차감합니다.
후속 측정
사용권자산은 원칙적으로 원가모형을 적용해 감가상각합니다. 기초자산의 소유권이 리스 종료 시 이전되거나 매수선택권 행사가 확실한 경우에는 기초자산의 내용연수에 걸쳐 상각하고, 그렇지 않으면 리스기간에 걸쳐 상각합니다.
감가상각 방법은 기초자산과 유사한 자산에 적용하는 방법과 동일하게 처리합니다. 투자부동산을 공정가치모형으로 평가하는 기업이라면, 투자부동산으로 분류되는 사용권자산에 공정가치모형을 적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4. 리스부채(Lease Liability)
사용권자산과 동시에 인식하는 리스부채는 미래에 지급해야 할 리스료를 현재가치로 할인한 금액입니다.
리스부채에 포함되는 리스료
리스부채 계산에는 다음 항목이 포함됩니다.
- 고정리스료: 계약상 확정된 리스료(실질적 고정리스료 포함)
- 변동리스료 중 지수나 요율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 개시일 기준 지수·요율로 측정
- 잔존가치보증에 따라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
- 매수선택권 행사가격: 행사가 합리적으로 확실한 경우
- 리스 종료 위약금: 종료선택권 행사가 합리적으로 확실한 경우
반면, 변동리스료 중 지수·요율과 무관한 항목(예: 매출액 연동 리스료)은 리스부채에 포함하지 않고 발생 시점에 비용으로 인식합니다.
할인율 — 실무에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
리스부채를 현재가치로 계산하려면 할인율이 필요합니다. 기준서에서는 리스의 내재이자율을 사용하되, 산정이 어려운 경우 **증분차입이자율(Incremental Borrowing Rate)**을 사용하도록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임대인이 내재이자율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증분차입이자율을 사용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증분차입이자율이란, 리스이용자가 동일한 경제적 환경에서 동일한 기간 동안 비슷한 담보로 비슷한 자산을 취득할 때 적용될 차입이자율입니다. 실무에서는 회사의 신용등급과 만기를 반영해 내부적으로 추정하거나, 회사채 스프레드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후속 측정 — 유효이자율법 적용
리스부채는 유효이자율법으로 이자를 가산하고, 실제 지급된 리스료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매기 장부금액을 갱신합니다.
(차) 이자비용 ××× / (대) 리스부채 ×××
(차) 리스부채 ××× / (대) 현금 ×××
이 처리의 효과로 손익계산서 구조가 달라집니다. 기존 운용리스 처리 시에는 전액 '임차료(판관비)'였지만, 1116호 적용 후에는 사용권자산 감가상각비(영업비용)와 리스부채 이자비용(금융비용)으로 분리됩니다. 이는 EBITDA와 영업이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변화이므로, 투자자와의 IR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설명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리스 변경 시 재측정
리스 조건이 바뀌거나 아래 사건이 발생하면 리스부채를 재측정합니다.
- 매수선택권·연장선택권·종료선택권 행사 가능성 재평가 시 변동이 있는 경우
- 잔존가치보증 금액의 변경
- 지수·요율의 변동으로 리스료가 달라진 경우
재측정 시 리스부채의 변동액을 사용권자산의 장부금액 조정으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5. 면제규정 — 단기리스와 소액자산 리스
1116호는 현실적인 부담을 감안해 두 가지 면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 면제를 적용한 리스는 사용권자산·리스부채를 인식하지 않고 기간에 걸쳐 비용으로 처리합니다. 실무에서 반드시 숙지해야 할 부분입니다.
(1) 단기리스(Short-term Lease) 면제
리스기간이 12개월 이하인 리스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단, 매수선택권이 있는 리스는 제외합니다. 이 면제는 자산 **유형별(class of asset)**로 선택 적용합니다. 즉, 차량 유형 전체에 단기리스 면제를 적용하기로 했다면, 그 유형에 속하는 모든 리스에 일관되게 적용해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리스기간 12개월 판단에 연장선택권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계약서상 1년 계약이라도 회사가 연장을 합리적으로 확실하게 행사할 것이라면, 연장 기간까지 포함해 리스기간을 산정합니다. 매년 계약을 갱신하더라도 실질적으로 5년 이상 사용할 사무실이라면 단기리스 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2) 소액자산 리스(Low-value Asset Lease) 면제
기초자산이 새것일 때의 가치가 낮은 자산의 리스에 적용합니다. 기준서에는 구체적인 금액이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기준서 제정 과정에서 미화 5,000달러(약 700만 원) 이하의 자산을 기준으로 논의된 바 있으며, 각 기업이 자체 회계정책으로 기준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PC, 노트북, 소형 복합기, 커피머신 같은 사무용 소형기기가 대표적입니다. 소액자산 리스 면제는 계약별(lease-by-lease)로 적용하며, 단기리스와 달리 자산 유형별로 일괄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 구분 | 단기리스 | 소액자산 리스 |
| 기준 | 리스기간 12개월 이하 | 기초자산 신품 가치가 낮음 |
| 매수선택권 | 제외 | 관계없음 |
| 적용 방식 | 자산 유형별 | 계약별 |
| 비용 처리 | 정액 또는 체계적 방식 | 정액 또는 체계적 방식 |
6. 회계처리 종합 예시
사무실 임차 계약을 예시로 전체 흐름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계약 조건
- 리스기간: 3년 (연장선택권 없음)
- 연간 리스료: 1,200만 원 (매년 말 지급)
- 증분차입이자율: 연 5%
- 원상복구 의무 없음, 리스개설직접원가 없음
리스부채 최초 측정 (현재가치 계산)
| 연도 | 리스료 | 할인개수(5%) | 현재가치 |
| 1차년도 말 | 1,200만 원 | 0.9524 | 1,143만 원 |
| 2차년도 말 | 1,200만 원 | 0.9070 | 1,088만 원 |
| 3차년도 말 | 1,200만 원 | 0.8638 | 1,037만 원 |
| 합계 | 3,600만 원 | — | 3,268만 원 |
개시일 분개
(차) 사용권자산 32,680,000 / (대) 리스부채 32,680,000
1차년도 말 분개
이자비용 인식 (32,680,000 × 5% = 1,634,000)
(차) 이자비용 1,634,000 / (대) 리스부채 1,634,000
리스료 지급
(차) 리스부채 12,000,000 / (대) 현금 12,000,000
감가상각 (32,680,000 ÷ 3년 = 10,893,000)
(차) 감가상각비 10,893,000 / (대) 사용권자산 감가상각누계액 10,893,000
이처럼 비용 총액은 동일하지만, 임차료 비용 하나이던 것이 감가상각비 + 이자비용으로 나뉘면서 초기 연도에 비용이 더 많이 인식되는 선후기 비용 불균형 효과가 생깁니다.
7. 리스제공자(Lessor) 회계처리
리스이용자와 달리, 리스제공자는 기존 1017호와 큰 틀이 동일합니다. 여전히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를 구분하여 처리합니다.
- 금융리스: 기초자산의 소유에 따른 위험과 보상의 대부분을 이전하는 리스. 금융리스채권을 인식하고 이자수익을 유효이자율법으로 인식합니다.
- 운용리스: 그 외의 리스. 리스자산을 계속 보유하면서 리스료를 리스기간에 걸쳐 수익 인식합니다.
실무에서 리스제공자 회계처리가 문제되는 경우는 주로 자산을 판매하면서 리스백(Sale and Leaseback) 거래를 하는 경우입니다. 판매가 진정한 판매(1115호 요건 충족)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처리가 달라지므로, 이 유형의 거래를 검토할 때는 별도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8. 공시 요구사항
1116호는 재무제표 이용자가 리스 관련 정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공시를 요구합니다.
- 사용권자산의 유형별 기초·기말 장부금액 변동
- 리스부채의 만기분석(1년 이내, 1~5년, 5년 초과)
- 단기리스·소액자산리스 비용, 변동리스료 비용
- 리스 관련 총 현금유출액
- 연장선택권 및 종료선택권의 주요 내용과 불확실성
이 공시 항목들은 감사 대응 시 핵심 점검 사항이므로, 결산 시즌 전에 필요한 데이터를 미리 취합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9. 실무 체크리스트
1116호를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 결산 전 점검해야 할 핵심 항목을 정리합니다.
[ 계약 검토 ]
- □ 회사가 체결한 모든 임대차·리스 계약을 목록화했는가?
- □ 용역계약 중 리스로 식별해야 할 것은 없는가?
[ 리스기간 판단 ]
- □ 연장선택권이 있는 계약에 대해 합리적 확실성 평가를 했는가?
- □ 리스기간 재평가 사건이 발생했는가?
[ 면제 적용 ]
- □ 단기리스 면제 자산 유형을 회계정책으로 문서화했는가?
- □ 소액자산 기준금액을 정하고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는가?
[ 측정 ]
- □ 증분차입이자율을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근거 문서를 보관했는가?
- □ 리스부채 재측정 사건이 발생했는가?
[ 공시 ]
- □ 유형별 사용권자산·리스부채 내역 집계가 완료되었는가?
- □ 만기분석 데이터를 준비했는가?
마무리하며
1116호의 핵심은 결국 **"빌려서 쓰는 자산이라도 재무상태표에 올려라"**는 하나의 원칙으로 귀결됩니다. 이 기준서를 처음 도입했을 때 많은 기업이 재무상태표 부채가 급증해 부채비율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고, 이를 외부 이해관계자(금융기관, 투자자)에게 설명해야 하는 IR·공시 업무도 동시에 따라왔습니다.
지금은 도입 초기의 혼란이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이지만, 새로운 계약이 생기거나 기존 계약이 변경될 때마다 올바른 식별과 측정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꾸준히 점검하는 것이 회계 담당자의 몫입니다. 특히 면제 규정을 무분별하게 적용하거나, 연장선택권을 간과해 리스기간을 과소 산정하는 오류가 실무에서 여전히 자주 발생합니다. 오늘 정리한 내용을 기준으로 자사 계약들을 한 번 다시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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